2025. 4. 14. 00:09ㆍ감상평
감독 : 박봉남 / 출연 : 사북 시민들 / 개봉일 : / 관객수 :
관람일 : 2025.04.12 노무현시민센터 Roh시네마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새마을사택!
내가 태어난 곳입니다. 나는 "1980사북항쟁"을 성인이 다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광부, 동원탄좌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박정희 전두환을 거치면서 광업이 성황을 이루는 시대. 나의 아버지는 문경에서 광부로 일을 하다 우여곡절을 거쳐 흘러 흘러 강원도 사북이란 곳까지 흘러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시절 각지에서 광부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사택을 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택이란 곳은 사람이 살만한 주택이라 할 수 없는 시설이였습니다. 그랬던 곳 사북.
1980년 4월 23일부터 일어났던 광부들의 노동 투쟁.
성인이 되어서 이런 투쟁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영화를 보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았습니다.
지역의 타 회사들에 비해서 급여도 적었고, 처우도 좋지 않았고, 사측의 석탄량의 속임수, 거기에 노조지부장의 불법등이 3천명에 가까운 광부들을 분노케 했고, 대규모 소요사태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해 정부에서는 계엄군을 투입하려고 했었고 다행히 당시 강원도지사의 협상으로 계엄군 투입은 없이 잘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았지만 협상이 마무리가 된 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노조 임원들과 당시 앞서서 나섰던 사람들 뿐 아니라 그때의 기록을 남겼던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에 남겨진 시민들까지 어디론가 끌려가기 시작했고, 부단 남자들만이 아닌 부녀자들도 끌려갔습니다. 200명에 가까운 분들이 끌려가서 고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고문의 수준이 남영동에 끌려가서 받았던 고문과 같은 수준의 고문이였습니다. 닭처럼 매달려 맞고, 고추가루 물고문까지...이런 고문은 부녀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이루어졌고,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고문까지 이루어졌습니다.ㅠ
또한, 주동자를 말하면 풀어주겠다며 밀고를 권유했고, 그 중 전라도가 고향인 한 시민에게는 "김대중 내란죄"까지 엮으려고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시민은 이 일로 끌려가 이근한을 만났다고하니, 이 소요사태를 전국 비상계엄으로 확대하려고 이용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끌려가기 시작한 시점은 5월 7일 이였고 끌려가 고문을 받던 중에 5.18 광주항쟁이 일어났습니다.
40년이 지난 이 곳에는 이 아픔이 을과 을들끼리의 상처로 남아서 서로를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악덕 기업과 국가의 폭력이 이루어진 곳에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계시니, 많이 아타까웠습니다.
자라면서 이때 이야기를 들었던 적은 없습니다. 흘러지나가는 말로 엄마가 어느 시절 아버지께서 몇달 집에 안 들어왔다고, 그리고 그때 노조지부장이 나쁜 사람이였다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내가 자란 곳에 이런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내가 역사에 대해 너무 늦게 관심을 가진 것에 미안했고,행운이라면 행운이라고 내가 자란 곳에서 광주와 같은 큰 아픔이 없음을 다행으로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죄송하고 미안한 감정에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이 영화를 만들어 주신 박봉남 감독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고, 감독님의 명성답게 영화가 아주 디테일하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공동체상영으로 볼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고, 사북에서 태어난 분들이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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